3일 오전 9시. 서울 가락시장에선 갑진년 새해 첫 사과·배 경매를 앞두고 초매식이 열렸다. 평소보다 포근한 기온 덕분인지 현장 분위기는 더욱 후끈했다. 산지에서 올라 온 출하자들은 서로 정겨운 새해 덕담을 나눴고 지게차들은 휴장기간 동안 쌓인 출하 물량을 처리하려 분주히 오갔다.
새해 첫 경매를 앞둔 현장의 화두는 단연 ‘오늘의 경락가’였다. 작년 첫 경매 때보다 반입 물량이 적어 높은 경락가가 책정될 것으로 예측됐다. 설 명절(2월10일)을 한달 이상 남겨둔 시점이라 제수용 사과·배를 설 직전에 출하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분석이었다.
박성규 천안배원예농협 조합장은 “일찍 와서 가락시장을 둘러보니 배 반입량이 확실히 작년보다 적다”며 “오늘 배 경락값이 조금 높게 형성되지 않을까 싶다”고 말했다.
초매식은 가락시장 내 도매법인 중앙청과의 과일경매장에서 개최됐다. 20분 가량 약소하게 진행됐지만 올 한해 원활한 농산물 유통을 기원하는 자리여서 많은 관계자가 참석했다.
담당 경매사와 중도매인은 물론, 사과·배 산지 출하농가와 출하조직 대표자, 도매법인 임직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.
다양한 이들이 함께했지만 마음만은 다르지 않았다. 참석자들은 “농가소득이 증대되고 농식품 산업이 번영하는 해가 되길 바란다"고 전했다.
박철선 한국과수농협연합회장(충북원예농협 조합장)은 “지난해 과일 생산량이 줄어 우리 농가가 참 힘든 시기를 보냈다”며 “올해는 달라질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뛰어보겠다”는 포부를 밝혔다.
이원석 중앙청과 대표는 “출하자·도매법인·중도매인이 삼박자 맞춰가면서 모두 발전할 수 있도록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일하겠다”고 말했다.
초매식 직후 이어진 경매는 여느 때보다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. 새해 첫 경매이니만큼 더 좋은 물건을 고르려는 중도매인의 날카로운 눈빛에 경매사의 목소리도 더욱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.
새해 첫 사과 최고 경락값은 경북 청송사과영농법인이 차지했다. 10㎏들이 한상자당 20만원에 낙찰됐다. 배는 경기 안성원예농협에서 출하한 물량이 최고 경락값을 받았다. 15㎏들이 한상자당 10만5000원을 기록했다.
김민지·서효상 기자